mad max choose 12
자, 이번 주제는 탈로스 프린시플Talos Principle이다. 아니면 더 탈로스 프린시플The Talos Principle이거나. 어느 게 더 나으려나. 이건 일인칭 퍼즐게임이니 당연히 포탈과 비교당할 거다. 그런데 내가 리뷰에서 이야기했듯, 이게 아주 적절한 비교 같지는 않다. 포탈은 아주 아주 우수하고 아주 아주 성공적이니 당연히 사람들은 번개가 같은 장소에 두 번 떨어지게 만들고 싶어하지만, 탈로스 법칙은 퀀텀 코넌드럼과 큐브 같은 더 속 보이는 아류작들과 쉽게 도매급으로 묶이지 않는 게임이다. 

물론, 탈로스 법칙 역시 일인칭 퍼즐게임이란 걸 부정하지는 못하겠다. 포탈이 등장하기 전에도 분명 일인칭 게임들이 존재해 왔는데, 그것들은 액션보다 퍼즐 요소가 더 강한 게임들이었다. '일인칭 퍼즐'이란 그저 어떤 이유로 문을 잠근 조각 퍼즐을 끼워맞추려고 때때로 돌아다니기를 멈추는 것만을 의미하던 시절, 포탈은 퍼즐을 디자인함에 있어 3D 공간과 시야를 완전하게 활용한 최초의 게임들 중 하나였다. 탈로스 법칙 역시 당신이 맵을 빙 돌아 레이저빔을 반사하게 만들며 원근법과 3D 공간을 완전히 활용한다. 반사 기구를 위치시키기 전에 레이저가 지나갈 길을 눈을 굴려 샅샅히 살펴보게 만들면서 말이다. 

그렇지만 내 주장은 탈-법이 포탈에서 전혀 영향받지 않았다는 게 아니다. 우수한 것들로부터 배움을 얻는 건 영리하다는 것 뿐이다. 오늘날 이 시대에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포탈에 영향받지 않고 서사적인 퍼즐을 만드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사람들이 일인칭 퍼즐 게임으로 유일하게 언급하는 게 포탈뿐이라는 건 게임계가 장기 기억력이 없다는 걸 드러내는 한가지 증상으로 보인다. 크로팀은 아재들 같고, 그들이 주로 작업하는 시리어스 샘이 고전 슈팅 게임을 원하는 이들의 요청에 응답한 것처럼, 탈로스 법칙은 완전 옛날로 돌아가 PC 게임의 초창기 시절과 미스트라 불리는 작은 자산에서 영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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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로스 법칙은 고독한 분위기를 잘 살렸는데, 그 첫번째(이자 제일 뻔한) 요인은 홀로 남아 흩어진 문서들과 기록들, 단문 대화를 통해 지난 상황과 지금 벌어지는 일에 대한 파편적인 정보를 모으는 것이다. 두번째 요인은 한참을 걸어가도 살아있는 생명체는 당신밖에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거대하고 찬란한 공간에 둘러싸이는 것이다. 난 이런 요인들을 보면 미스트가 생각나는데, 미스트와 미스트 비슷한 게임들이 이와 비슷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때문이다. 기술적 한계 때문에 그렇게 만든 게 큰 이유이긴 하지만. 크로팀은 자신들이 프리렌더링 PC 그래픽의 첨단을 걷고 있다고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어했는데, 이게 무슨 말이냐면, 게임을 축소시켜 애니메이션이 필요할 법한 다른 캐릭터나 그 어떤 것도 없이 멀리 뻗어가는 예쁜 풍경들만 남는다는 거다. 

이건 사일런트 힐의 안개 같은 것이다. 기술 사양의 한계를 눈속임으로 감췄을 뿐인데, 그게 분위기의 핵심 요소가 되어 장르의 특징이 되는 거 말이다. 그런데 난 일인칭인 척 하는-화면 가장자리를 클릭해서 시야가 90도 돌아가고, 3미터 앞을 보려고 화면 중앙을 클릭하는-모든 신나는 일이 이미 끝났거나 시야 밖에서 벌어져서 사건이 끝난 뒤에 빗자루질만 하게 되어 독특한 분위기를 느끼게 되는-PC 게임 초기의 그런 특정 상표의 게임들에 어느정도 향수를 느끼는 것 같다. 

하지만 난 미스트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이 게임은 몰입감이 없다. 세계를 제대로 만들지 않고 막연히 단편적인 것들을 이어붙였을 뿐인데, 폴리곤 수는 적고 퍼즐은 무의미하다. 그렇지만 저니맨 프로젝트나 라비린스 오브 타임 같은 재밌는 게임들도 기억난다. 탈로스 법칙에서 다른 어떤 것보다 더 많이 연상되는 건, 다름아닌 조크 네메시스라 할 수 있다. 이건 조크 시리즈에서 모난 돌이었는데, 조크 시리즈는 주로 아주 유쾌한 분위기의 어드벤처 게임이었고 초기 텍스트 어드벤처 게임들의 가벼운 태도를 가져와 그래픽을 최대한 높인 상황 속에 구현한 것이다. 한편 네메시스는, 똑같은 사양으로 금지된 사랑, 암살, 학대, 배신, 등등, 내가, 즐기는, 것들,에 대한 진지하고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시도한 잘못된 도전이라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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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네메시스는 그것 말고도, 랜덤으로 등장하는 것 같은 폐허와 거대한 빌딩과 산업 지구를 왔다갔다 하며 정말 예쁜 풍경을 보여주고, 상황을 지켜보는 음산한 목소리를 가진 존재와 게임을 진행하며 단편적인 정보를 모아야 하는 미스터리한 줄거리가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런 것들이 내가 탈로스 법칙에서 포탈보다 네메시스를 더 많이 연상하게 되는 주된 이유다. 다른 이유는 탈로스 법칙과 네메시스 둘 다 '허세'라는 단어를 가상으로 구현하였다는 거고.

'허세'라는 단어는 오늘날 남용되는 것 같다. 단어가 의미를 잃어가기 시작한다는 말이다. 누군가가 당신보다 더 똑똑하고 건강하고 잘생겼는데 그들을 비난할 꺼리가 말 그대로 하나도 없어서 '엘리트주의자'라고 비난하는 것과 같다. 난 '허세'라는 단어를 '이해 못하겠다'를 표현할 때 사용하지 않으려 노력하는데, 이 게임들은 허세를 부린다. 분수에 넘치게 잘난 척 한다는 단어 뜻 정확히 그대로 말이다. 진지한 태도에 빠지지 않고 가벼운 분위기의 판타지 영역을 구축해온 조크는 갑자기 방향을 돌릴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뭔가 어둡고, 잔인하고, 긴장되며, 어둡고, 진지하고, 어두운.. 걸 하려고 했다.

더불어 탈로스 법칙은 때때로 게임플레이가 책임질 수 있는 사이즈 이상으로 교양있고 중요한 척 하려 한다. 그러니까, 스토리와 그 구현 방식 상당수는 여전히 좋다. 하지만 -너무 스포일러하는 게 아니길 바라는데- 줄거리는 결국 몇몇 SF계 사람들이 'shaggy god story'라고 언급하는 컨셉으로 마무리된다. 또다른 목소리들은 계속해서 당신 작업의 위대한 중요성을 강조한다. 당신이 이 땅 위에서 가장 똑똑한 지능을 가진 존재임을 마지막에 드러낼 어떤 최후의 시험이 있을 것이라 암시하면서 말이다. 그러곤 결국 당신이 하는 건 버튼을 누르고 레이저를 반사시키는 일이지. 아니면 테트리스 블록 모양 구멍에 테트리스 블록을 끼워넣거나. 게다가 어떤 면에서 현재 상황과 비슷한 몇몇 장엄한 신화적인 이야기를 반복해서 보여주는 문서들 중 하나를 발견했을 때, 나는 어이없어지기 시작했다.

이게 내가 포탈과 비교하는 게 별로 적절하지 않다고 말한 마지막 이유다. 허세의 측면에서 볼 때 포탈은 스펙트럼 상에서 거의 정확히 반대편 끝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자, 여기 지능적이고 공간 물리학을 자연스럽게 새로 이해하게 만드는 게임플레이가 있다. 더불어 대화문도 있는데, 대부분 케이크에 대해 써놓았을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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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apistmagazine.com/articles/view/video-games/columns/extra-punctuation/12858-The-Talos-Principle-Borrows-From-Portal-With-Some-Pretention

shaggy god story는, 성서에 나오는 소재를 SF물로 해석하는 장르 클리셰입니다. 우주선을 타고 새로운 행성에 도착한 사람들의 이름이 아담과 이브로 밝혀진다거나, 슈퍼컴퓨터가 '빛이 있으라!'라고 외치며 끝난다거나 하는 식이지요.

철학뽕맞은 게임이지만 퍼즐은 재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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