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맥스를 플레이하며, 비디오 게임이 '양산형'이라는 단어에 새로운 의미를 성공적으로 새겨 넣었음을 실감하고 불안감이 싹텄다. 조짐은 오래전부터 있었는데, 내 생각에 게임의 양산화는 유비소프트의 지난 10년 장기간 프로젝트였었다. 그런데 오로지 매드맥스만이 확실하게 양산형으로 분류되어 내게 충격을 주었는데, 개별적인 스타일을 가진 게임들이 양산형 게임으로 변하는 첫번째 징후는 게임들이 영화에 끼워팔 목적에 최적화되기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잠깐 옆길로 새자면, 댓글창의 그 많은 사람들은 내가 모래폭풍 속에서 뭘 해야 한다고 말하려던 건지? 이봐, 그게 고철을 모을 기회인 건 나도 안.다.고. 중요한 건 게임이 고철 쫓는 시간이라고 정해놓았다는 이유만으로 고철 뒷꽁무니를 쫓고 싶지는 않았다는 거다. 내가 원한 건 족같은 모래폭풍이 멈춰서 그 족같은 관측 기구를 쓸 수 있는 거였다. 이거 쓰려고 힘들게 차 끌고 나온 건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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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 max choose 12
우리끼리 확실히 해 두게 한번 더 언급하고 싶은데, '양산형'이 된다는 건 나빠진다는 것과는 다르다. 양산형은 기능적이고, 적절하고, 무난하다. 양산형 게임은 기본에 충실하고, 이런 게임 하나 없이 하우스 파티를 즐겁게 만들 수는 없는 일이지. 하지만 기본밖에 못 하니 하우스 파티에서 대단히 재밌는 거랍시고 보여주는 것 또한 안 될 일. 그랬다가는 넌 넓은 시멘트 주차장 한가운데 서서 파티 모자 쓰고 파티 피리 후우 불며 구슬프게 삐이익 소리나 내게 될 걸.

이제 단어 뜻풀이는 그만두자. 다음은 내가 생각하기에 '양산형 샌드박스'의 특징으로 확립되어 온 것들이다. 이런 특징이 있다고 자동으로 게임이 나빠진다는 건 아니지만, 그냥 게임이 어떻게 다른 모습으로, 지루하기만 한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완성될 수 있었을지 생각해 보자.

관측탑: 이건 때로는 말 그대로 진짜 탑이고, 때로는 '시점'이거나 매드맥스의 그 기구 뭐시기다. 하지만 그 목적은 언제나 똑같다. 지정된 높은 위치에 올라 그 지역에서 가능한 미션과 수집 요소를 확인하는 것. 내 생각에 이건 플레이어가 지도를 (탐험이 아니라 지루한 체크리스트 따라가기를 유발하는) 아이콘으로 막 뒤덮지 않으면서 세계를 탐험하고 주변을 둘러보게 만들려는 의도와, 플레이어에게 어떤 지시라도 내려줘야 할 필요성 사이의 타협의 결과인 것 같다. 더불어 지도를 조금씩 잠금해제하면서 플레이어는 게임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도 느낄 수 있고. 중요한 건, 모든 관측탑을 다 오르는 일은, 마무리하기 전에는 실제 어떤 작업도 할 수 없는 멍청한 관리업무 쪽에 가깝게 변하는 게 대부분이라는 거다. 게다가 그러고 나서도 지도는 결국 아이콘으로 뒤덮이게 된다.

탑을 사용하고 수집요소를 보여주면서도, 게임이 한 발 앞서 그게 뭔지 알려주려고 아이콘을 사용하지 않는 방법이 하나 있다. 그냥 조금 반짝거리게 만들어라. 그게 뭔지 확인하려면 다가가 살펴보고 상황에 휘말려 들어야 하도록. 이 방법은 화면을 아이콘으로 어지럽히지 않으면서 우리가 평소라면 하지 않을 일을 시도해 보게끔 만들어준다. 만약 레이싱 미션 하나를 지루하게 플레이했다면, 더 재밌는 레이싱 미션이 있어도 나는 그걸 절대 알 수 없을걸. 이전 레이싱 미션을 끝내고 레이싱 미션 아이콘을 보면 경멸에 차서 화면에 침을 뱉을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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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아야 되니까 모은다: 컬렉팅 요소는 어쌔신크리드에서 게임플레이와 하나도 관계가 없고 오로지 체크리스트를 100퍼센트 달성하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깃털과 깃발만큼이나 뻔한 게 될 수도 있고, 아니면 좀 더 영리하게 만들어질 수도 있다. 매드맥스에서는 게임 속 화폐가 있는 곳을 지도 위 아이콘을 보고 찾아가게 되는데, 이들 중 상당수가 고철이 매번 한두개밖에 들어있지 않다. 업그레이드 비용은 백 단위인데 말이다. 그래서 이런 이유 때문에 컬렉팅은 대부분 오로지 지도 아이콘을 체크해제할 목적으로만 이루어지게 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컬렉팅이 본질적으로 나쁘다는 게 아니다. 세계를 탐험할 이유가 주어지는 건 좋은 일이다. 하지만 게임플레이에 어떤 이득이라도 생긴다면 더 좋을 거고, 브레이크를 밟아 끼익 멈춰 차에서 내리거나 파쿠르하는 일이 없다면 더더욱 좋을 거다. 매드맥스에서 허수아비를 부수는 일은 재밌는 컬렉팅 활동이다. 별 생각없이 갖다 박고 곧바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으니까. 적어도 허수아비가 더 강해져서 다시 재미없어지기 전까지는 말이다. 요점은, 컬렉팅 100퍼센트 달성 같은 부차적인 요소는 우리가 5초 이상 신경써야 하도록 만들면 안 된다는 거다. 사례 연구: 세인츠로우4의 오르브 수집.

게임플레이 보수공사용 전투요소 회반죽: 매드맥스에는 버튼 조합과 직관적인 카운터링이 있는 아캄어사일럼 스타일의 굉장히 탄탄한 일반적 전투 요소가 있다. 다시 한번 말하자면, 이건 게임의 탄탄한 토대가 된다. 하지만 많은 경우 게임의 거대한 계획 속에서 작은 틈새를 메우는 것 말고는 별다른 역할이 없어 보인다. 샌드박스 게임에서 어떤 시설이나 기타 등등의 장소에 들어가서 뭔가 획득하는 미션을 한 건 이미 여러번이다. 오로지 지금껏 두들겨 패서 항복시킨 오십명과 똑같이 생긴 또오오다른 한 무리의 친구들, 목표 물체를 건드리면 기계적으로 등장하는 놈들과 전투를 시키려고 하는 미션들 말이다. 게임이 갑자기 잠에서 확 깨어나 몇몇 지점에서 게임플레이가 어느정도 필요하다는 걸 떠올렸기 때문에 이런 미션을 시키는 거다.

샌드박스 게임은 다양한 게임플레이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매우 빈번하게 게임플레이 피라미드의 맨 아래층 수준의 플레이에 지나치게 의존한다. 일층이 너무 넓어서 피라미드가 원반 위에 놓인 꼬깔콘처럼 보일 때까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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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오오오잼 주인공: 이건 샌드박스 게임에서 빼기 힘든 요소인 것 같다. 플레이어가 맘대로 활동할 수 있도록 제작자가 어느정도 손을 놔야 하는 게 한가지 이유인 것 같고. 심지어 플레이하며 캐릭터를 만들어가기 이전부터 우리는 이미 주인공이 목적 없이 세계를 돌아다니며 길 근처에서 랜덤하게 등장하는 친구들이 해달라는 대로 묵묵히 다 해주는 부류의 사람이 될 것을 알고 있다. 당신은 플레이하며 주인공을 자기 욕구에 휩쓸려 제멋대로 사는 존재로 만들 수도 있다. GTA와 세인츠 로우 시리즈에 잘 어울리는 캐릭터 말이지. 하지만 이런 캐릭터는 희극적인 분위기 외엔 어울리지 않으며, 그러한 역할에 진지하고 수심에 찬 주인공이 놓여 있으면 따분해 보인다. 아니면 모순이 있거나. 매드맥스는 곧잘 사람들로부터 스스로를 고립시키려 애쓰는 것밖에 하지 않으면서 결국 예의바르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그들의 잡일을 개의치 않고 해주니 말이다.

아마도 이건, 플레이어의 선택을 존중하는 일이 내러티브를 재미없게 만든다는 더 거대한 이슈의 한가지 증상인 것 같다. 최근 들어 양산형 샌드박스 게임들의 모든 미션 100퍼센트 컴플릿 경로가 점점 평범해지고 있다. 종종 이들은 준비된 모든 선택적 도전 요소를 배치하기만 하는 것 같은데, 그 결과 게임은 한 줄로 꿰어진 튜토리얼 미션 모음이 되고 만다. 게임이 실제로 흥미진진해질 때까지 하고 싶은 일을 플레이어 당신 마음대로 선택하게 되니 이런 일이 생긴다. 내가 보기에 이건 게임 디자인 면에서 좀 불충분하다. 때때로 나는, 자기 주장을 고수하길 원하며 자신들이 원하는 효과를 주는 경험을 관리하는 게임에 더 큰 찬사를 보낸다. 그러니까 내 말은, 많은 플레이어들처럼 나도 내가 자연스럽게 최고의 경험을 창조할 거라고 스스로를 믿을 수 없다는 거다. 만약에 내가 쾌락만 쫓는 정신나간 욕구에 이끌려 원하는 것들만 마구 먹는다면, 일주일도 못 가 케잌 중독으로 죽게 될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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